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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피시스템, 테슬라·폭스콘 공급부족에 "생산능력 3배 증설··이자율 0%로 100억 조달"

씨피시스템이 글로벌 첨단 제조시장 공급 확대에 맞춰 생산능력(CAPA)을 기존 대비 3배 수준으로 끌어올린다. 주력 제품의 발주가 현재 생산능력을 넘어선 가운데 제2공장 확보에 이어 표면·만기이자율 0% 조건으로 100억원의 자금을 추가 확보해 생산 자동화 투자까지 동시에 추진한다. 폭스콘의 인도 생산 확대와 테슬라 배터리 공정 진입 등 해외 공급처가 넓어지는 상황에서 향후 추가 수요를 받아낼 생산 기반을 선제적으로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씨피시스템은 최근 100억원 규모의 제2회차 무기명식 무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정했다. 조달한 자금은 제2공장에 필요한 생산설비 등 시설투자에 전액 투입할 예정이다.

눈에 띄는 부분은 자금조달 조건이다. 이번 CB는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이 모두 0%로 책정됐다. 전환가액은 주당 5106원으로 기준주가 대비 40% 할증됐으며 주가 하락에 따라 전환가격을 낮추는 리픽싱 조항도 적용하지 않았다. 발행액의 최대 50%에는 콜옵션을 설정했다.

이번 투자에는 총 14개 펀드가 참여했다. NH투자증권과 KB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이 관련 펀드의 신탁업자 지위로 참여했으며, 씨피시스템은 이를 통해 제2공장 증설에 필요한 투자 재원을 확보했다.

특히 확보한 100억원이 운영자금이 아닌 생산설비 등 시설투자에 투입된다는 점에서 최근 증가하는 제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기반 확대에 초점이 맞춰졌다. 씨피시스템은 주력 제품인 고청정 케이블체인 'G-클린체인(G-Clean Chain)'과 로봇용 케이블 보호 솔루션 '로보웨이(RoboWay)'를 중심으로 발주가 기존 생산능력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이에 따라 부산 기장군 기존 제1공장 인근에 제2공장을 구축한다. 토지 9096㎡와 건물 543.5㎡ 규모의 부지와 시설을 확보했으며 투자 규모는 총 71억원이다. 약 6개월간 구축 작업을 거쳐 2027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2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씨피시스템의 전체 생산능력은 현재보다 약 3배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여기에 이번에 조달한 100억원을 활용한 생산설비 투자가 더해지면서 단순 생산면적 확대를 넘어 'CAPA 3배 확대+생산 자동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생산체계 재편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능력 확대의 배경에는 해외 공급망 확장이 자리 잡고 있다. 씨피시스템은 폭스콘 생산라인에 케이블체인을 공급해왔으며 올해는 테슬라 배터리 제조공정으로도 공급처를 넓혔다. 테슬라의 경우 국내 장비 전문 협력사를 통해 배터리 노칭(Notching) 장비에 G-클린체인 공급을 시작하면서 기존 반도체·디스플레이 중심이던 적용 영역을 2차전지 제조공정까지 확대했다.

특히 폭스콘의 인도 생산 확대는 씨피시스템의 해외 매출을 키울 수 있는 주요 성장축으로 꼽혀왔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해 12월 씨피시스템에 대해 인도 폭스콘의 생산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2026년부터 폭스콘향 케이블체인과 로보웨이 관련 매출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당시 유진투자증권은 글로벌 EMS 업체의 인도 공장 가동이 본격화되면서 관련 매출이 2024년 대비 최소 3배 이상 성장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해외 매출 증가에 폭스콘향 공급 확대가 더해질 경우 씨피시스템의 실적 성장 폭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사는 당시 2026년 씨피시스템의 매출액을 241억원, 영업이익을 50억원으로 전망했다. 전년 대비 각각 25.8%, 121.5% 증가한 수준이다. 폭스콘 외에도 조선 관련 매출과 의료장비 분야 신규 매출 발생 가능성을 실적 성장 요인으로 제시했다.

G-클린체인은 장비 내부에서 전력선과 신호선 등을 보호하면서 움직임을 제어하는 케이블체인에 청정 성능을 강화한 제품이다. 반도체나 배터리처럼 미세한 이물질이 제품 수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생산공정에서는 반복적인 장비 움직임 과정에서 발생하는 분진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씨피시스템은 케이블을 실제 입선한 상태에서 ISO Class 1 청정도 인증을 확보했다. 단순한 케이블 정리·보호 장치에서 고청정 자동화 공정에 적용되는 고부가 부품으로 제품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로봇 분야에서는 로보웨이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고 있다. 산업용 로봇은 관절과 축이 반복적으로 움직이면서 내부 전력·통신 케이블이 지속적으로 휘거나 비틀리게 된다. 로보웨이는 이러한 움직임 속에서 케이블의 꼬임과 마모, 이탈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제조현장의 로봇과 자동화 장비 도입이 늘어날수록 관련 케이블 보호 수요 역시 확대될 수 있는 구조다.

반도체 투자 확대도 생산능력 확충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TSMC, CXMT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생산시설 투자를 이어가면서 제조·이송 자동화 장비에 적용되는 고청정 케이블체인의 추가 수요도 예상되고 있다.

실제 제품 수요 확대는 최근 실적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씨피시스템은 올해 2분기 매출액 6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1.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9억원으로 166% 늘어나 매출 증가율을 크게 웃도는 이익 성장세를 나타냈다.

결국 씨피시스템의 최근 투자는 기존 생산능력을 넘어선 발주 증가와 해외 공급망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생산체계 확충으로 풀이된다. 폭스콘 인도 생산 확대와 테슬라 배터리 공정 등 글로벌 공급처가 넓어지는 가운데 CAPA를 약 3배로 확대하고, 이자율 0% 조건으로 확보한 100억원을 생산설비에 투입하면서 향후 추가 수요를 실제 매출로 연결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하지석 데이터투자 기자 pr@datatooz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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