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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익제약, 원형탈모 'JAK억제제' 투약 판 바꾼다··매일 먹던 바리시티닙 '월 1회 주사'로

삼익제약이 중증 원형탈모증 치료에 사용되는 JAK 억제제 바리시티닙을 매일 복용하는 경구제에서 월 1회 투여를 목표로 하는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전환하는 기술 개발에 나서면서 관심이 모이고 있다. 최근 중증 원형탈모 치료에서 JAK 억제제의 건강보험 적용으로 치료 접근성이 높아진 가운데 장기간 약물을 복용해야 하는 환자의 투약 편의성을 개선할 수 있는 장기지속형 제형 기술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할지 주목된다.

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삼익제약은 자체 마이크로스피어 제조 플랫폼 'UniSphero'를 기반으로 장기지속형 주사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단순 개량신약 개발을 넘어 플랫폼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으며,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와 면역보조치료제, 비만치료제 등으로 적용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JAK 억제제인 바리시티닙이다. 바리시티닙은 한국릴리의 '올루미언트' 주성분으로 성인 중증 원형탈모증 치료에 사용된다. 올루미언트는 국내에서 JAK 억제 기전으로 허가된 최초의 성인 중증 원형탈모 치료제로, 지난 7월 1일부터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면서 환자의 치료 접근성도 크게 높아졌다.

JAK 억제제가 원형탈모 치료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질환의 발생 원인과 직접 연결된다. 원형탈모는 단순히 모발이 빠지는 일반적인 탈모와 달리 면역체계가 자신의 모낭을 공격하면서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JAK 억제제는 면역세포의 공격에 관여하는 JAK-STAT 신호전달 경로를 차단해 모낭에 대한 면역반응을 억제하고 모발이 다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실제 바리시티닙은 글로벌 3상 BRAVE-AA1·AA2를 통해 중증 원형탈모 환자의 모발 재성장 효과를 입증했다. 두 임상은 두피 모발의 절반 이상이 빠진 성인 중증 환자 약 12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36주차에 두피의 80% 이상이 모발로 덮이는 수준을 주요 평가 지표로 설정했다.

문제는 원형탈모가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만성·재발성 질환이라는 점이다. 바리시티닙에 반응한 중증 원형탈모 환자를 추적한 BRAVE-AA1 연구에서는 치료 중단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상당수 환자가 어렵게 얻은 치료 효과를 다시 잃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간 약물을 꾸준히 투여하는 것이 치료 효과 유지에 중요한 이유다.

회사는 앞서 '사이클로덱스트린 포접 화합물을 이용한 고분자 미립구 제조 기술'에 대한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해당 기술에는 류마티스관절염과 원형탈모 등에 사용되는 바리시티닙이 모델 약물로 적용됐다.

기술의 핵심은 물에 잘 녹지 않는 난용성 약물을 고분자 미립구 내부에 효과적으로 담아 체내에서 장기간 서서히 방출시키는 것이다.

바리시티닙처럼 난용성이 높은 약물은 장기지속형 미립구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약물을 충분히 담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삼익제약은 고리 형태의 구조를 가진 사이클로덱스트린 내부에 약물 분자를 포접시킨 뒤 이를 고분자 미립구에 탑재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기존 하루 한 번 복용하는 바리시티닙 경구제를 향후 한 달에 한 번 투여하는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전환하는 것이 회사의 목표다.

단순히 약을 주사제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체내에서 약물이 한꺼번에 방출되지 않고 일정 기간 서서히 나오도록 제어하는 약물전달시스템(DDS)이 핵심이다.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매일 약을 챙겨 먹어야 하는 환자의 투약 부담을 줄이면서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만성질환에서 복약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삼익제약은 이를 특정 약물 하나에 적용하는 기술에 그치지 않고 자체 장기지속형 주사제 플랫폼 'UniSphero'로 확대하고 있다. 바리시티닙과 같은 난용성 약물을 비롯해 장기간 반복 투약이 필요한 다양한 의약품을 장기지속형 제형으로 전환하는 것이 플랫폼의 핵심 전략이다.

특히 회사는 올해 공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도 '장기지속형 주사제 플랫폼 고도화'를 중장기 성장전략 가운데 하나로 공식 제시했다. 2030년 매출 1300억원, 영업이익 110억원 달성을 목표로 특수제제 기반 CMO 확대와 장기지속형 주사제 플랫폼 사업을 미래 성장축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관심사는 바리시티닙을 시작으로 JAK 억제제 계열에서 플랫폼 적용 범위를 얼마나 넓힐 수 있느냐다. 원형탈모 치료 시장에서는 바리시티닙뿐 아니라 다른 JAK 계열 치료제들이 등장하면서 JAK 억제제가 중증 원형탈모의 주요 치료 옵션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에 따라 UniSphero가 바리시티닙 이외의 JAK 억제제에서도 장기지속형 제형으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할 경우 원형탈모뿐 아니라 류마티스관절염 등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자가면역질환으로 활용 범위를 넓힐 가능성도 있다.

다만 현재 삼익제약의 바리시티닙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상용화된 치료제가 아니다. 실제 월 1회 투여 제제로 개발되기 위해서는 비임상 및 임상을 통해 약동학과 유효성, 안전성 등을 추가로 검증해야하는 관문이 남아있다.
그럼에도 중증 원형탈모 치료에서 JAK 억제제의 사용 확대와 장기 유지치료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바리시티닙을 직접 모델 약물로 장기지속형 제형 기술을 확보한 삼익제약의 플랫폼이 향후 어떤 방식으로 사업화될지 관심이 쏠린다.

이경미 데이터투자 기자 pr@datatooz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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