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잉은 부채비율 60% 제한과 유동성 50억 달러 상시 유지를 받아들였다, 카르만은 텀론을 1억 달러 늘려 영국 부품사를 샀다
이미지 확대보기한쪽은 약정이 없고 한쪽은 두 개가 붙었다
록히드 마틴은 22억 5000만 달러 규모 364일 만기 무담보 회전신용공여를 새로 체결하면서 2026년 12월 4일 만기이던 기존 364일 계약을 조기 수수료 없이 해지했다. 새 계약의 만기는 2027년 8월 23일이고, 원금의 0.50%를 내면 잔액을 1년 만기 비회전 시설대출로 전환해 2028년 8월 23일까지 늘릴 수 있는 선택권이 붙었다. 같은 날 기존 30억 달러 규모 5년 만기 계약의 만기도 2030년 8월 24일에서 2031년 8월 24일로 1년 연장했다. 계약 시점에 인출된 금액은 없다.공시는 이 두 계약에 재무비율 유지 의무가 들어 있지 않다고 명시했다. 자산 담보 설정 제한과 합병 제한 같은 통상적인 조항만 담겼다.
보잉은 같은 날 30억 달러 규모 364일 회전신용공여를 새로 맺어 8월 24일 만기이던 같은 규모 계약을 대체했다. 만기는 2027년 8월 23일이다. 약정 수수료는 신용등급에 따라 연 0.125%에서 0.300%, 무위험지표금리 기준 차입 시 가산금리는 연 1.250%에서 1.700% 범위다. 여기에 2024년 5월 15일 체결한 40억 달러 5개년 계약과 2023년 8월 24일 체결한 30억 달러 5개년 계약의 만기를 각각 365일씩 늘려 2030년 5월 15일과 2029년 8월 24일로 옮겼다.
보잉이 받아들인 조건은 두 가지다. 연결기준 총부채가 전체 자본의 60%를 넘지 않아야 하고, 최소 50억 달러 이상의 유동성을 상시 유지해야 한다. 만기를 연장한 5개년 계약 두 건에도 유동성 50억 달러 조항이 새로 붙었다.
52억 5000만 달러는 록히드 자본의 59.9%
SEC에 제출된 재무데이터를 보면 록히드가 연 신용라인의 크기가 드러난다.2025 회계연도 록히드 마틴의 매출은 750억 4800만 달러, 영업이익은 77억 3100만 달러, 순이익은 50억 1700만 달러였다. 2026년 6월 28일 기준 자산총계는 624억 5000만 달러인데 자본총계는 87억 6800만 달러다. 현금성자산은 37억 9100만 달러였다.
이번에 확보한 신용한도 22억 5000만 달러와 30억 달러를 합치면 52억 5000만 달러다. 6월 말 자본총계의 59.9%, 2025 회계연도 매출의 7.0%, 6월 말 현금성자산의 1.38배다. 자본이 얇은 회사가 자본의 6할에 가까운 한도를 재무약정 없이 열어둔 셈이다.
록히드의 자본총계는 2022년 말 92억 6600만 달러에서 2025년 말 67억 2100만 달러로 줄었다가 2026년 6월 87억 6800만 달러로 회복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022년 659억 8400만 달러에서 2025년 750억 4800만 달러로 늘었다. 매출은 커지는데 자본은 그만큼 두꺼워지지 않는 구조가 이어졌고, 그 상태에서 은행단은 재무비율 조건을 걸지 않았다.
중견사는 대출을 늘려 유럽으로 갔다
같은 이틀 사이 방산 중견사의 움직임도 공시에 잡혔다.카르만 홀딩스는 26일 씨티은행 등 대주단과 신용계약 제6차 개정안을 맺어 기간연대출 원금을 1억 달러 늘렸다. 이로써 총 원금은 8억 6396만 1000달러가 됐다. 이 자금으로 28일 영국 워커 프리시전 엔지니어링 인수를 전액 현금 약 9500만 달러에 마무리했다. 워커는 미사일 탐색기와 유도·제어 시스템에 들어가는 정밀 부품을 만들고 유럽 내 25개 이상의 전술 미사일·항공·방공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카르만은 미국 8개 주 17개 사업장에 더해 유럽 생산 거점을 갖게 됐다.
신규 진입도 있었다. 블라이크뢰더 애퀴지션 III는 극초음속 비행 시스템과 고체 로켓 모터를 만드는 어사 메이저 테크놀로지스와 합병해 내년 1분기 상장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합병 과정에서 3억 5000만 달러 규모 사모투자를 조달했고 이 가운데 1억 달러는 인플렉션 포인트가 냈다. 어사 메이저 최고경영자는 고체 로켓 모터 수요가 사상 최고 수준이며 미국 정부가 기존 공급망 외의 새 공급처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방산이 만나는 상대의 자금 구조
이 네 건의 공시는 각각 다른 회사의 일이지만 방향이 같다. 대형사는 인출하지 않은 한도를 늘려 두고, 중견사는 대출을 키워 유럽 생산 거점을 사고, 신생사는 사모투자로 상장 통로를 연다. 수주가 늘어나기 전에 자금 라인부터 정리하는 순서다.국내 방산 기업에 이 공시가 닿는 지점은 두 곳이다. 하나는 카르만이 확보한 유럽 거점이다. 워커가 참여하는 유럽 전술 미사일·방공 프로그램은 국내 방산이 수출을 늘리려는 시장과 겹친다. 다른 하나는 어사 메이저다. 고체 로켓 모터 공급처를 늘리려는 미국 정부의 방향이 사모투자 3억 5000만 달러로 뒷받침됐다.
다만 이날 공시에서 국내 기업의 이름이 직접 등장한 건은 없다. 확인되는 것은 미국 방산 밸류체인이 대형사부터 신생사까지 같은 시기에 자금 조달 구조를 손봤다는 사실까지다.
록히드 마틴은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에 본사를 둔 항공우주·방위산업체다. 보잉은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본사를 두고 상업용 항공기와 국방·우주 사업을 한다. 카르만 홀딩스는 캘리포니아주 헌팅턴비치에 본사를 두고 우주항공·방산용 복합재료와 정밀 부품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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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숙 데이터투자 기자 pr@datatooz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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