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세청 8월 잠정치, 반도체 468억달러로 수출의 47.7%
-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시가총액은 현대차·기아의 21배
-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시가총액은 현대차·기아의 21배
이미지 확대보기합계만 보면 큰 폭의 증가인데, 품목별로 뜯으면 열 품목 가운데 다섯은 늘고 다섯은 줄었다. 석유제품과 철강제품도 늘었지만 승용차·선박·자동차부품·정밀기기·가전제품은 줄었다. 국내 투자자에게 이 통계가 뜻하는 것은 두 가지다. 반도체 두 회사의 3분기 실적이 8월까지는 수출 데이터로 뒷받침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자동차·조선처럼 수출주로 불려 온 업종의 8월 통관 실적은 오히려 뒷걸음쳤다는 것이다.
반도체 468.3억달러, 수출의 47.7%
8월 반도체 수출은 468.3억달러다. 1년 전 153.0억달러에서 206.1% 늘었고,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6.3%에서 47.7%로 올라갔다. 수출 둘 중 하나가 반도체라는 뜻이다. 컴퓨터주변기기는 64.1억달러로 366.8% 늘었다. 이 항목에 해당하는 HS 코드(8473·8523)에서 금액이 가장 큰 세부 품목은 디램 모듈이고 SSD 도 여기 들어간다. 반도체와 이 항목을 합치면 532.4억달러, 수출의 54.2%다.월 안에서도 뒤로 갈수록 가팔라졌다. 8월 1~10일 수출은 212.9억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5.3%, 1~20일은 552.1억달러로 56.0%, 월 전체는 68.7% 늘었다. 10일 단위 잠정치는 조업일수 배치에 크게 흔들리므로 구간별 증가율을 그대로 추세로 읽을 수는 없지만, 세 구간 모두 40% 이상이라는 점은 같다.
15일경 확정되는 HS 코드 기준 7월 통계는 이 흐름이 어디서 오는지 보여 준다. 7월 메모리 반도체(HS 854232) 수출은 280.1억달러로 전년동월비 +270.4%였고, 최근 12개월 합계는 2010억달러로 직전 12개월보다 157.3% 늘었다. 12개월 기준 행선지는 중국 761억달러(+200.2%), 대만 399억달러(+78.8%), 베트남 235억달러(+177.8%) 순이다. 메모리 모듈이 잡히는 컴퓨터 부분품(HS 8473)은 7월 77.4억달러로 +296.3%, 12개월 611억달러인데 이쪽은 미국행이 347억달러로 +249.4% 늘어 가장 크다. SSD(HS 852351)도 7월 45.2억달러로 +500.6% 늘었고 12개월 미국행이 162억달러다.
이 수출은 두 회사의 공시 숫자와 맞물린다. 삼성전자의 2026년 2분기 매출은 171조 4995억원(반기보고서 기준), 영업이익은 잠정실적 정정 공시 기준 89조 4900억원이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매출 79조 3187억원, 영업이익 60조 5426억원(잠정)을 공시했다. 8월 통관 통계는 3분기의 두 번째 달까지 국내 반도체 출하가 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가장 이른 데이터다. 다만 통관 금액은 국내 반도체 수출 전체이지 두 회사의 매출이 아니고, 해외 생산분은 여기 잡히지 않는다.
승용차 30.1% 감소, 선박 45.2% 감소… 세 품목 합계 31.5% 감소
반대편을 보자. 8월 승용차 수출은 36.4억달러로 1년 전 52.1억달러보다 30.1% 줄었다. 선박은 16.3억달러로 45.2%, 자동차부품은 14.2억달러로 10.5% 줄었다. 세 품목을 합치면 97.7억달러에서 66.9억달러로 31.5% 줄었다. 반도체와 컴퓨터주변기기를 뺀 나머지 수출 증가율이 8.2%였으니, 이 세 품목은 그 나머지 안에서도 반대 방향이었다.승용차의 8월 감소가 추세인지 한 달의 일인지는 잠정치만으로 단정할 수 없다. 8월 1~10일 승용차 수출은 1.8억달러로 7월 1~10일의 19억달러와 견주면 10분의 1 수준인데, 관세청 잠정치는 조업일수를 보정하지 않는다. 7월 HS 확정치로는 승용차(HS 8703) 수출이 59.5억달러로 +8.4% 늘어 있었고, 최근 12개월 합계 681억달러는 직전 12개월과 +0.3%로 사실상 같다. 12개월 기준 미국행이 302억달러로 4.0% 줄었고, 그 안에서 가솔린 하이브리드(HS 870340)의 미국행은 89억달러로 +51.1% 늘었지만 전기차(HS 870380)의 미국행은 4.4억달러로 57.9% 줄었다. 8월 한 달의 30% 감소가 이 구조 위에서 이어지는지는 9월 15일경 나올 8월 HS 확정치에서 확인된다.
선박은 원래 월별 변동이 큰 품목이다. 통관 통계에는 수주가 아니라 인도(통관) 시점에 잡히기 때문에 한 달에 몇 척이 인도되느냐로 숫자가 갈린다. 7월 HS 확정치로 선박(HS 8901) 수출은 30.5억달러로 +48.5% 늘었고 12개월 합계 294억달러는 +15.4% 늘었다. 그 안에서 탱커·가스운반선(HS 890120)은 12개월 198억달러로 +112.1% 늘었지만 화물선·컨테이너선(HS 890190)은 95억달러로 40.8% 줄었다. 같은 조선 수출이라도 가스선과 컨테이너선이 반대로 움직이고 있어, 8월 잠정치의 45.2% 감소를 조선업 전체의 방향으로 읽으면 안 된다.
국가별로는 홍콩 +226.5%, 말레이시아 +223.6%
행선지 통계도 같은 그림이다. 8월 수출을 국가별로 보면 중국 241.0억달러(+119.3%), 미국 165.0억달러(+89.3%), 홍콩 89.0억달러(+226.5%), 베트남 88.2억달러(+63.4%), 대만 64.7억달러(+48.0%)다.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홍콩과 말레이시아(33.6억달러, +223.6%)다. 반면 유럽연합은 66.2억달러로 +14.6%, 일본은 26.8억달러로 +12.9% 느는 데 그쳤다. 국가별 잠정치는 품목을 구분하지 않으므로 어느 나라에서 무엇이 늘었는지는 확정치에서 봐야 하지만, 7월 HS 확정치에서 메모리 반도체의 12개월 행선지 1·2·3위가 중국·대만·베트남이었던 것과 방향이 겹친다.
수입 쪽에도 반도체가 있다. 8월 수입은 635.1억달러로 22.5% 늘었는데, 반도체 수입이 113.7억달러로 +70.6%,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이 30.2억달러로 +96.5% 늘었다. 원유 수입은 82.8억달러로 +21.2%다. 장비 수입은 국내 반도체 설비 투자가 통관 단계에서 잡히는 항목이고, 반도체 수입이 늘어난 이유는 통관 통계로는 알 수 없다. 무역수지는 347.5억달러 흑자로 1년 전 64.0억달러에서 크게 늘었다.
시가총액 2696조 8451억원 대 127조 9118억원
시가총액 격차도 같은 방향이다. 9월 4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1493조 7242억원, SK하이닉스는 1203조 1209억원으로 둘을 합치면 2696조 8451억원이다. 현대차 78조 5246억원과 기아 49조 3872억원을 합친 127조 9118억원의 21배다. 올해 첫 거래일(1월 2일) 종가와 견주면 삼성전자는 128,500원에서 255,500원으로 +98.8%, SK하이닉스는 677,000원에서 1,647,000원으로 +143.3% 올랐고, 현대차는 298,500원에서 383,500원으로 +28.5%, 기아는 120,600원에서 126,500원으로 +4.9%다. 주가가 수출 때문에 움직였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8월 통관 통계는 그 격차가 실물 출하에서도 같은 방향으로 벌어져 있음을 보여 준다.
현대차의 2분기 매출은 49조 2153억원, 영업이익은 2조 8509억원(잠정)이고 기아는 매출 33조 371억원, 영업이익 2조 6286억원(잠정)이다. 두 회사 모두 2분기까지는 매출이 늘었다. 8월 승용차 수출 30.1% 감소가 3분기 실적의 어느 정도를 설명하는지는 해외 공장 생산과 현지 판매가 빠진 통관 통계만으로는 알 수 없고, 10월 말 3분기 잠정실적 공시에서 확인된다.
독자가 확인할 지점은 날짜가 정해져 있다. 9월 11일에 9월 1~10일 잠정치가, 9월 15일경에 8월 HS 코드별 확정치가 나온다. 확정치에서 볼 것은 두 가지다. 메모리 반도체(HS 854232)와 컴퓨터 부분품(HS 8473)의 8월 금액이 잠정치의 반도체·컴퓨터주변기기 532.4억달러와 맞는지, 그리고 승용차(HS 8703)의 8월 감소가 12개월 기준 미국행 감소와 같은 방향인지 한 달의 조업일수 문제인지다. 보유 종목이 반도체라면 통관 통계는 분기 실적보다 한 달 먼저 오는 신호이고, 자동차·조선이라면 한 달 감소를 방향으로 읽기 전에 12개월 합계를 같이 봐야 한다.
이 기사의 수출입 수치는 관세청 통관 기준(수출 FOB·수입 CIF, 신고수리일 기준) 잠정치와 확정치이며, 산업통상자원부가 매월 1일 발표하는 수출입동향과는 품목 분류와 집계 시점이 달라 숫자가 다를 수 있다.
주지숙 데이터투자 기자 pr@datatooza.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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